2023년 레켐비(lecanemab), 2024년 키순라(donanemab)의 FDA 승인은 치매 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습니다. '불가능하다'고 여겼던 신약 개발이 현실이 되자, 빅파마들은 앞다투어 M&A로 파이프라인을 쓸어담기 시작했습니다. 2025년, CNS·신경과학 M&A는 마침내 항암제 분야를 추월했습니다.
01. 숫자가 말해줍니다 — 2025년 치매 M&A 규모
$307억
약 44조5,000억원
2025년 CNS M&A 총 규모
$235억
약 34조원
2025년 항암 M&A 규모
182개
2025년 글로벌 AD 임상시험 수
※ 원화 환산 기준: 1달러 = 약 1,450원
CNS·신경과학 분야가 항암 분야를 M&A 규모에서 앞지른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.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, 레켐비와 키순라가 보여준 '항아밀로이드 항체의 효능 검증'이 불붙인 구조적 전환입니다. 2022년 20억 달러에 불과했던 치매 M&A 규모는 2024년에 180억 달러로 780% 이상 폭등했습니다.
02. 주목할 M&A 빅딜 4선
① 146억 달러약 21조1,700억원
J&J × Intra-Cellular Therapies (2025년 4월)
J&J가 약 21조 원을 투입해 신경과 바이오텍을 통째로 인수했습니다. 조현병·양극성우울증 치료제 Caplyta와 알츠하이머 정신증(psychosis)을 타깃으로 한 Phase 2 자산 ITI-1284를 동시에 확보했습니다. 단일 딜 기준 2025년 최대 규모입니다.
② 14억 달러약 2조300억원
AbbVie × Aliada Therapeutics (2024년 12월)
항-피로글루타메이트 아밀로이드 베타(3pE-Aβ) 항체 ALIA-1758을 확보했습니다. 기존 레켐비·키순라와 다른 아밀로이드 형태를 겨냥한 차별화 전략으로, 현재 Phase 1이 진행 중입니다.
③ 4.7억 달러약 6,800억원
Sanofi × Vigil Neuroscience (2025년 5~8월)
경구용 소분자 TREM2 작용제 VG-3927을 확보했습니다. TREM2 활성화는 뇌의 미세아교세포(microglia) 기능을 강화해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. 사노피는 이미 2024년 6월 4천만 달러 전략투자로 선점권을 확보해 두었다가 본 인수로 전환했습니다. 투자→M&A 전환 전략의 교과서적 사례로 꼽힙니다.
④ 최대 7.5억 달러약 1조875억원
Lantheus × Life Molecular Imaging (2025년 1월)
치료제가 아닌 '진단 인프라' 선점 전략입니다. 전 세계적으로 승인된 F-18 PET 영상제 Neuraceq을 확보해 레켐비·키순라 치료 대상자 선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석입니다. 진단→치료 연계 생태계를 구축하는 입체적인 딜입니다.
03. 글로벌 임상 —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요
승인 완료
Kisunla (도나네맙) — Eli Lilly
Phase 3에서 조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저하를 위약 대비 최대 60% 억제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. 2024년 FDA 승인이 완료됐습니다. 정맥주사제라는 한계로 인해, 후속 경구형 치료제 개발 경쟁에 시동이 걸렸습니다.
Phase 3 진행
Trontinemab — Roche (Brain Shuttle 기술)
기존 항아밀로이드 항체보다 혈뇌장벽 투과율을 대폭 높이는 'Brain Shuttle' 기술을 적용했습니다. Phase III TRONTIER 1·2가 개시됐으며, 증상 없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예방 임상도 계획 중입니다.
Phase 3 진행
AR1001 (미로데나필) — 아리바이오 (한국)
PDE5 억제제 기반 경구형 치매 치료제입니다. 13개국 1,535명을 대상으로 한 POLARIS-AD Phase 3가 막바지에 이르렀으며, 2026년 2분기 톱라인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. 경구형이라는 점이 최대 차별화 무기입니다.
2026 데이터 예정
BIIB080 (타우 타깃) — Biogen
뇌척수액 내 가용성 타우 감소 및 타우 병리 억제 효과가 확인됐습니다. 아밀로이드 다음 타깃으로 주목받는 타우(Tau) 전선의 선두주자로, 2026년 추가 데이터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.
Phase 3 실패
세마글루타이드 (EVOKE) — Novo Nordisk
GLP-1 계열(위고비)의 알츠하이머 효능에 대한 기대는 2025년 12월 CTAD에서 실망스럽게 마무리됐습니다. 위약 대비 유의미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으며, 일부 바이오마커 개선을 근거로 병용요법 가능성만 열어 둔 채 종료되었습니다.
04. 한국 — 아리바이오도 M&A를 시작했습니다
글로벌 빅파마들이 수십조를 쏟아붓는 가운데, 한국의 아리바이오 역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. AR1001 기술수출 누적 계약이 3조3,2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,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를 통한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.
AR1001 판권만으로도 이미 3조에 육박하는 계약을 확보한 상태이며, 미국·유럽·일본 등 빅마켓 계약은 2026년 2분기 톱라인 발표 이후 본격화될 예정입니다.
지역
파트너
계약 규모
한국
삼진제약
1,000억원
중국 대중화권
뉴코파마 · 푸싱제약
1조200억원
중동 · 중남미 · 아프리카
UAE 아르세라 (ADQ 산하)
1조2,400억원
아세안 10개국
뉴코파마 · 푸싱제약
6,300억원
신장·간 질환 신약 (PDE-5)
미국 레스타리 (RESTARI)
3,300억원
누적 총 계약 규모
3조3,200억원
더 주목할 부분은 소룩스가 아리바이오 합병을 추진하는 동시에, 코스닥 상장 백신 전문기업 차백신연구소의 경영권까지 인수했다는 점입니다. 신규 M&A AR1001이 '치료'를 맡는다면,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 플랫폼은 '예방'의 축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. 치매 치료에서 예방까지 아우르는 풀 스펙트럼 전략으로 읽힙니다.